어느덧 6학기, 마지막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참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갓 대학원에 발을 들였을 때의 설렘, 낯선 이론 앞에서 좌절했던 순간들, 동기들과 함께 밤새워 토론하며 해결책을 찾았던 열정적인 밤까지… 이 모든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학기 역시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과 배움의 연속입니다. 특히 이번 학기 초반, 저는 생기부 기재라는 묵직한 과제와 마주해야 했습니다. 200명 학생들의 세특을 작성하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하더군요. 1단위든 5단위든 동일하게 주어지는 1500자 제한 앞에서, 어떻게 하면 각 학생의 개성과 잠재력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을까 깊이 고민했습니다. 때로는 몸살이 날 정도로 바빴지만,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기록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제게 큰 보람을 안겨주었습니다.
새로운 보금자리, 그리고 오송의 정취
정신없이 1주차를 보내고, 2주차에는 다시 학교가 있는 오송으로 향했습니다. 집에서 짐을 챙겨 떠나는 발걸음은 늘 조금 아쉽지만, 곧 있을 배움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기차를 타고 조치원역에 도착하니, 익숙하면서도 정겨운 풍경이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조치원은 5일장이 열리는 곳으로,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옛날 읍내의 풍경이 느껴집니다. 어릴 적 살던 고향 같은 편안함이 있어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이런 낯설면서도 익숙한 풍경 속에, 저는 새로운 보금자리인 에어비앤비 숙소로 향했습니다. 지난 학기까지 머물렀던 게스트하우스가 아직 오픈하지 않아 급하게 구한 곳이었죠. 가격은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마지막 학기라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선택했습니다.
고층이라 멋진 뷰를 기대했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광활한 아파트 공사 현장이었습니다. 밤이 되면 눈 쌓인 풍경이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낮에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건설 현장의 모습이 오송의 변화를 실감하게 했습니다. 청주에 계신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이곳 오송은 바이오 산업단지, 바이오 영재학교, 카이스트 분교, 대학병원 등이 들어서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집값도 많이 올라 청약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야기에, ‘미리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난 후, 저는 곧바로 학교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늘 외식만 하면 지갑도 얇아지고 몸도 무거워질 테니, 이번 학기부터는 학교 학생회관의 급식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5000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꽤 훌륭한 식사에 만족하며, 특히 계란 후라이 코너는 매일 애용했습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본격적인 학업에 집중할 에너지가 샘솟는 기분이었습니다.
현장 경험, 그리고 따뜻한 동료애
둘째 날에는 대전 통계교육원으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수업 시간과 겹쳐 교수님께 공결 허락을 받고 서둘러 대전으로 향했죠. 2022년에 진행했던 교사 연구회 결과를 바탕으로 강의를 하는 자리였습니다. 늘 연수 강의는 긴장되지만, 다른 선생님들과 만나는 기회라 설레는 마음도 컸습니다.
수학과 정보, 과학 교과가 통계로 융합되는 ‘수정과통’ 프로젝트와 인공지능 기초 시간에 진행했던 통계 관련 수업 경험을 공유하며, 통계의 유용성과 통계적 사고의 중요성을 함께 나누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미리 조율 덕분에 10분 일찍 강의를 마칠 수 있었는데, 선생님들께서 정말 좋아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청주로 돌아가는 길,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아 대전 유성에 계신 3D 프린터 개발자님 본부를 깜짝 방문했습니다. 직접 개발하신 CoreXY 타입의 N400 프린터에서는 쉴 새 없이 무언가 출력되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인근 충남대 생활과학교실에서 의뢰받은 실습 키트를 마치 공장처럼 찍어내고 계셨습니다. 놀라운 기술력에 감탄하며, 옆에 놓인 귀여운 고양이 가족을 보며 잠시 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청주로 돌아온 후에는 AI 수학교육론 수업을 통해 친해진 지우쌤, 서영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2시간 넘게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다음 여름에는 순천에서 강사팀으로 만나자는 즐거운 약속도 나눴습니다. 서로 ‘보조강사만’ 하자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에서, 동료로서 함께 성장해 나갈 미래를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열정, 그리고 성장을 향한 여정
셋째 날은 온전히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친구인 정준쌤이 대전 출장으로 빠진 저를 위해 꼼꼼하게 노트 정리를 해준 덕분에 수업 내용을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밀려드는 과제와 곧 다가올 기말고사 준비, 그리고 마무리해야 할 생기부까지…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였지만,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저는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녁에는 강의를 위해 내려온 안샛별 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에너지를 충전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밤늦도록 논문 PDF를 도서관에 업로드하는 것을 꼼꼼히 확인하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 학기, 저는 더욱 뜨거운 열정과 깊이 있는 배움으로 채워나가려 합니다. 선생님이라는 꿈을 향한 여정은 때로는 고되지만, 그 속에서 발견하는 보람과 동료들과 나누는 따뜻한 연대가 저를 계속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앞으로도 저의 성장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