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로스쿨 입시를 치른지는 너무 오래돼서 요즘 입시가 어떤지, 리트가 어떤지는 잘 모른다.. 나도 기억이 까마득해졌는데 그래도 그때의 불안감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느낌 ‘이 많은 입시생들 중에서 왜 나를 뽑아줘야 하지?’‘내가 뭐라고’‘나 정말 이렇게 치열한 사람들 안에서 뽑힐 수 있을까?’하고 자꾸만 작아지던 느낌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지금은 쭈구리가 되기 쉬운 시기이다.(특히 인터넷을 들여다보면 허세 허풍 글도 많고 부정적인 글들은 더더욱 머리에 박히기가 쉽다.이러다보면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게 느껴지기 일쑤다..)지금 생각해보면 난 스펙도 좋고 리트도 잘봤고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럼에도 ’에이 내가 이 학교를 어떻게 써..‘하고 움츠러드는 순간들도 많았다 (그때는 내 점수를 과소평가 했는데막상 입시를 까보니 그렇지 않았다)과거 입시때 후회되는 부분은 이 부분이다.지금도 아쉬울 때가 있다. 그때의 내가 나를 과도하게 낮추고 내가 나를 믿어주지 못한 것 같아서. 내가 나를 부족하다고 쪼아대고 너무 괴롭힌 것 같아서.심지어 스터디를 할때도같은 스터디원이 지적하고 깎아내리는 말을그대로 받아들이고 타격받곤 했다스터디원중에 허세 허풍 떠는 사람이 있어도 구분도 못하고 ‘아 저사람 진짜 대단한 사람인가봐 ㅠ 난 쭈구린데’이러기도 하고 ㅋㅋ (요즘 말로 가스라이팅이라 하죠? 그만큼 취약한 상태였다)같은 스터디원이 (본인도 입시생이면서) 날 혼낸적도 있는데 그냥 묵묵히 혼나기도 했음 ㅠㅠ근데 나만 그런게 아니라 내 친구들도 그랬다..지금 생각하면 인생의 흑역사고 되게 바보같고 가스라이팅에도 취약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지금 같으면, 아니 로2 정도만 되어도 ㅋㅋ그정도 사리분별 하고 내 주관을 가지고 외부에 마구 흔들리지도 않을텐데..그만큼 약하고 자신감도 없는 시기였다.막상 로스쿨에 진학하고 변호사가 되어보니 결국 다 평범하고 약한 사람들이다.나와 같은 입시생들..똑같이 약하고, 부족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과도한 자신감도 문제지만지레 겁먹고 나 스스로를 낮추고 작게 만드는 것도 지양해야 되겠다.그리고 로스쿨 이후가 더 힘들다고 하는데 물론 공부량은 로스쿨 진학 후가 훨씬 많다.계속되는 시험 압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하지만나는 이 시기는 이 시기대로정해진게 없는 막연함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로스쿨 진학 후에는 공부량 때문에 허우적댔던거지 소속감이 있고 정해진 커리큘럼만 따라가면 되는 거여서그런 막연함, 불안함, 공중에 붕 뜬 것 같은 스트레스는 덜했다.돌이켜보면 내가 제일 약하고 암흑기였던 시기가 로스쿨 합격 전이 아닐까 싶다.(변시때도 힘들긴 했지만 이것과는 다른 차원의 괴로움이다.변시때는 그래도 대부분의 시간은 ‘열심히 하면 붙겠지’ 라는 생각을 가졌다)그러니 지금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해도 이상한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나도 다시 돌아가면 똑같이 괴로워하고 똑같이 울고 불안해하고 힘들어할 것 같다.특히 지금같이 로스쿨 과열 시대에경쟁이 얼마나 치열한가? 일단 오늘은 수고한 내 자신을 다독여주고 맛있는거 먹고 잘 잠들고 (잠이 안오겠지만..) 건강을 챙깁시다. 내가 나를 안 믿어주고 토닥여주지 않으면 누가 날 알아주고 위로해주겠어요.나부터 나를 쓰다듬어줍시다.정말 고생 많으셨어요.